제로 투 원|1등보다 ‘대체 불가능’이 되는 걸 노려라
옆자리 친구보다 1점 더 받고, 경쟁사보다 100원 싸게 파는 데 목숨 걸지 마세요.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그런 노력을 ‘루저들의 발버둥’이라 부릅니다. 남들이 다 하는 걸 조금 더 잘해봤자, 끝에 기다리는 건 빈약한 수익률일 뿐이니까요. 오늘은 파이 싸움에서 벗어나 나만의 왕국을 세우는 법, 즉 제로 투 원의 진짜 의미를 생각해 봅시다.

1. 1을 N으로 만드는 복제, 0을 1로 만드는 창조
타자기 100대를 더 만드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검증된 성공 방식을 그대로 베껴서 덩치만 키우는 ‘수평적 복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걸 보통 글로벌화라고 부르지만, 냉정히 말하면 이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익숙한 것을 옆으로 늘리는 일에 불과합니다. 경제학적으로는 1을 N으로 만드는 과정이며, 누구나 돈과 시간만 들이면 따라 할 수 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타자기를 보며 워드프로세서를 떠올리는 건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제로 투 원(Zero to One) 즉, ‘수직적 혁신’입니다. 남들이 이미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얹는 것, 이미 닦인 길 위에서 속도 경쟁을 벌이는 건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길을 내는 ‘창조’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죠. 부의 지도는 언제나 이미 구워진 파이를 뺏어오는 자가 아니라, 새로운 파이를 직접 만들어 구워낸 자들에 의해 다시 그려져 왔으니까요.
2. 파이 싸움에 매몰된 최후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경쟁에 집중할수록 가치는 사라집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차별화는 온데간데없고 ‘누가 더 싸게 파느냐’는 단가 싸움만 남기 때문이죠. 결국 수익은 제로에 가까워지고, 구성원들은 혁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서로를 좀먹게 됩니다. 피터 틸이 “경쟁은 루저들의 것”이라고 일갈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경쟁은 우리로 하여금 본질적인 가치 창출보다는 옆 사람을 이기는 데만 에너지를 쓰게 만든다는 거죠.
우리는 흔히 경쟁이 치열한 곳이 ‘기회가 많은 곳’이라 착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레드오션일 뿐입니다. 진짜 똑똑한 사람들은 남들이 보지 않는 틈새를 찾아 조용히 자신만의 독점 영역을 구축하죠.
저 역시 예전에 남들 다 돈 번다는 소리에 휩쓸려 코인 시장에 뛰어든 적이 있습니다.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유튜버의 멤버십까지 가입하며 꽤 열을 올렸었죠. 하지만 남들 다 아는 비법을 따라 해봤자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고, 오히려 본전 생각에 매몰되어 멤버십 비용과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그러다 눈을 돌려 제가 진짜 좋아하는 영어 공부에 집중해봤습니다. 거창한 플랫폼이 아니라, 함께 영어 루틴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그래머 인 유즈 중급’ 책을 벌써 4회 독째 함께 하고 있습니다. 수천 명의 전문가가 깔린 영어 시장이지만, ‘중급 책 7회 독’이라는 아주 뾰족한 목표로 모인 이 작은 모임 안에서만큼은 제가 독보적인 경험과 실력과 방향을 만드는 저만의 왕국을 만든 것이죠.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 그것이 가장 강력한 성공 전략임을 몸소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3.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 ‘지배자’가 되라
0에서 1을 만드는 독점 전략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거창하게 우주 항공 기술과 같은 걸 개발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페이스북은 처음부터 전 세계인을 연결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버드대 학생이라는 아주 좁은 집단에서 시작해 그 안을 완전히 독점했죠. 페이팔 역시 처음엔 이베이(eBay)에서 물건을 파는 소수의 열성 유저들만을 공략했습니다. ‘아주 작은 시장’을 타겟팅하여 그곳의 지배자가 되는 것, 이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본질이죠.
일단 한정된 범위 내에서 압도적인 1위가 되면, 그다음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은 훨씬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광범위한 시장을 노리면 정체성이 흐릿해지고 강력한 경쟁자들에게 순식간에 잡아먹힙니다. 지금 당신이 무언가를 시작하려 한다면 “얼마나 큰 시장인가?”가 아니라 “내가 확실히 독점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집단은 누구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처음에 블로그에 잡다한 정보를 올렸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때 조회수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고민이 많았었죠. 하지만 타겟을 좁게 잡고 그들의 필요를 글로 발행하기 시작하자, 생각지도 못했던 탄탄한 독자층이 생겨나더군요. 앞서 언급한 영어 7회 독 모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넓은 시장 전체를 고려하기보다, 내 글을 꾸준히 읽어줄 소수의 독자 혹은 특정 교재를 완독하려는 소수의 인원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바로 독점의 시작이었습니다.
독점의 시작,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용기
제로 투 원 사고의 핵심은 ‘용기’입니다. 남들이 가는 길을 똑같이 따라가면 마음은 덜 무거울지 모르나, 그 끝에는 필연적으로 치열한 경쟁과 평범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독점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려는 횡포가 아니라,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낸 이들이 누리는 정당한 보상일 것입니다. 이제 지치기만 하는 레이스에서 내려와 나만의 1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우선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남들은 동의하지 않지만, 나만은 진실이라고 믿는 가치는 무엇인가?” 여기서 0이 1이 되는 아이디어가 싹틉니다. 만약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오직 ‘남보다 빠른 속도’나 ‘싼 가격’으로만 평가받고 있다면, 그건 적신호와 같습니다. 과감히 방향을 틀어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장점을 섞어야 하죠. 처음부터 거대한 시장을 노릴 필요도 없습니다. 가장 잘하는 것 하나를 정해 단 100명의 열광적인 팬을 만드는 ‘마이크로 독점’부터 시작하세요. 전체 시장을 노리는 건 그다음 일입니다.
우리가 남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려 애쓰는 한, 경쟁은 결코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 잠시 멈춰 서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여러분 자신에 물어보세요. 그 답을 찾는 순간, 여러분의 0은 비로소 1이 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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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장을 가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하나를 독점하기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